버틀러『권력의 정신적 삶』읽기
SALE
160,000원
200,000원
기간 | 2023.7.6-8.24(8주) |
일시 | 목요일 19:30-21:30 |
강사 | 배세진 |
위치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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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주디스 버틀러『권력의 정신적 삶』함께 읽기
📑 개요
소개 | 본 강의는 주디스 버틀러의 저서 『권력의 정신적 삶』을 ‘강독형 강의’ 형식으로 최대한 꼼꼼히 한 줄 한 줄, 하지만 시간의 제약을 고려해 강의자가 미리 선정한 발췌 부분만 읽으면서 8주 안에 완독한다. 그러나 『권력의 정신적 삶』만을 배타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매주 버틀러의 다른 저서들, 논문들, 인터뷰들 또한 다루면서 그녀의 사상 전반을 『권력의 정신적 삶』을 중심으로 ‘포스트-구조주의적’으로 재구성한다. 본 강의를 통해 수강생들은 그녀의 사상을 포스트-구조주의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다른 방식의 해석들과 비교하면서 그녀의 사상을 생산적으로 재전유하도록 이끄는 해석을 배운다. |
일정 | 2023년 7월 6일 ~ 8월 24일 (8주)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 |
장소 | 필로버스 세미나룸 + 온라인 Zoom (※ 온오프 동시 진행, 📼 녹화 영상 제공) |
강사 | 배세진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마르크스주의 이데올로기론의 재구성: 알튀세르와 발리바르의 논의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프랑스 파리-시테 대학교 사회과학대학의 ‘사회학 및 정치철학’ 학과에서 푸코와 마르크스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같은 대학원 같은 학과 정치철학 전공에서 이 논문을 발전시킨 『푸코-마르크스주의와 화폐: 노동-가치, 물신숭배, 권력관계 그리고 주체화』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매체와예술 연구소 연구원이자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강사이다. 미셸 푸코, 루이 알튀세르, 에티엔 발리바르, 자크 비데 등의 현대프랑스철학을 사회과학 내 문화연구의 틀에서 연구·번역하고 있다. 에티엔 발리바르의 『마르크스의 철학』, 『역사유물론 연구』 그리고 『개념의 정념들』(근간), 루이 알튀세르의 『무엇을 할 것인가?』와 『검은 소』, 제라르 뒤메닐·에마뉘엘 르노·미카엘 뢰비의 『마르크스주의 100단어』와 『마르크스를 읽자』(공역), 자크 비데의 『마르크스의 생명정치학』과 『마르크스와 함께 푸코를』, 피에르 부르디외·로제 샤르티에의 『사회학자와 역사학자』(공역), 프레데릭 그로의 『미셸 푸코』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교재 | ■ 주교재 :『권력의 정신적 삶』(그린비, 2019) ■ 보충교재 : 버틀러의 다른 저서, 인터뷰, 논문 |
수강료 | 일반회원 20만원 / 쳥년회원(35세 이하) 10만원 |
📅 세부 일정
1회차 (7/06) | 서론 알튀세르와 푸코 사이에 버틀러 위치지우기 |
2회차 (7/13) | 1장 헤겔의 불행한 의식 개념에서 출발해 신체의 예속화 사유하기 |
3회차 (7/20) | 2장 니체와 프로이트를 경유해 양심의 가책 사유하기 |
4회차 (7/27) | 3장 프로이트와 푸코를 경유해 예속화와 저항을 재사유하기 |
5회차 (8/03) | 4장 버틀러의 알튀세르 해석 따져보기 |
6회차 (8/10) | 5장 버틀러의 우울증적 젠더 이론 공부하기 |
7회차 (8/17) | 6장 정신적 시작 개념을 통해 재구성하는 버틀러의 주체론 |
8회차 (8/24) | 책 전체 포스트-구조주의자로서의 주디스 버틀러 |
📑 강의 계획서
주디스 버틀러 ⟪권력의 정신적 삶⟫ 함께 읽기 - 배세진(정치철학 박사) ⟪권력의 정신적 삶⟫ 전체를 정교하게 독해하는 본 강의에서 우리는 1990년의 저서 ⟪젠더 트러블⟫(페미니즘 담론 내 ‘섹스 전쟁’에 개입하기 위해 집필된)로 대표되는 초기의 해체주의적 젠더론에서 2004년의 저서 ⟪위태로운 삶⟫(2001년 9.11 테러로 개시된 미국 헤게모니의 위기와 세계 질서의 급변이라는 정세에 개입하기 위해 집필된)으로 대표되는 후기의 포스트-구조주의적 윤리-정치론으로 이행하는 (또는, 많은 이들의 오해에 따르면, ‘전회’를 수행하는) 주디스 버틀러의 철학적 ‘행보’(데리다의 그것과 유비 가능한)의 수수께끼를 해결하기 위해 그녀의 사상을 그것이 놓여있다고 지금까지 간주되어온 특정 맥락 즉 미국의 포스트모더니즘(과 포스트-페미니즘, 그 사회구성주의, 그리고 언어적 전회…)으로부터 인위적으로 분리해 현대 프랑스철학적인 것으로, 특히 포스트-구조주의적인 것으로 재정립한다. 데리다의 철학적 행보는 그 해체론의 여정과 동일한데, 차연 개념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 그의 해체론은(후설 이후 철학사에 대한 발본적 재해석을 통해 에크리튀르 개념을 중심으로 정교구성한) 자신 고유의 철학인 문자학에서 출발해 (마르크스주의, 레비나스, 벤야민과의 대결을 통해 해체 불가능한 정의, 메시아주의 없는 메시아적인 것, 결정불가능자로서의 유령 개념을 중심으로 정교구성한) 자신 고유의 정치 철학과 윤리학인 유령학에 도달한다. 이렇게 겉으로 보여지듯 버틀러의 철학적 행보가 데리다의 그것에 유비 가능하다면, 이로부터 우리는 버틀러가 데리다의 사유로부터 자신의 많은 자원을 (무엇보다도 해체주의적 젠더론의 구성에서) 섭취한다고 추측할 수 있는데(이 추측에 대한 정당화는 생략하도록 하자 - 하지만 초기 데리다의 문자론의 핵심이 ‘기호의 해방’이듯 초기 버틀러의 젠더론의 핵심 또한 ‘젠더의 해방’이라는 점, 후기 데리다의 유령론의 핵심이 ‘유령의 애도’이듯 후기 버틀러의 윤리-정치론의 핵심 또한 ‘타자의 애도’라는 점만은 지적하도록 하자), 이로부터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는 버틀러가 미국의 포스트모더니스트가 ‘아니라’ (데리다와 들뢰즈뿐만 아니라 특히 알튀세르와 푸코를 포함하는) ‘프랑스’의 포스트-구조주의자라는 테제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데리다가 자신의 철학적 여정을 기술하기 위해 활용한 ‘정말 단조로울 수도 있는 특정한 고집’이라는 표현을 버틀러에게도 적용해보자면, 버틀러의 철학적 여정에도 또한 ‘정말 단조로울 수도 있는 특정한 고집’이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버틀러가 초기에서 후기에 이르기까지 정말 단조롭지만 고집스럽게 프랑스 포스트-구조주의의 중심 개념인 주체, 주체화, 예속화, 예속(적 주체)화를 사유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를 텍스트 독해를 통해 확인하고자 ⟪개념의 정념들⟫의 에티엔 발리바르와 ⟪규범의 주체⟫의 피에르 마슈레의 버틀러 해석을 추수하면서, 많은 이들이 배타적으로 주목하는 ⟪젠더 트러블 ⟫보다는 (의미심장하게도 ⟪젠더 트러블⟫과 ⟪위태로운 삶⟫ 사이 시간에 놓인) 1997년의 저서 ⟪권력의 정신적 삶⟫에 주목하고 그녀를 퀴어 이론가(또는 페미니즘 이론가)로보다는 현대 프랑스철학자이자 특히 포스트-구조주의자로, 루이 알튀세르와 미셸 푸코 사이에서 진동하는 구조로서 현행성의 정치철학자로 사유한다(⟪개념의 정념들⟫에서 발리바르는 현대 프랑스철학 내의 두 구성적 경향을 ‘사건주의 철학’과 ‘구조로서의 현행성의 철학’으로 규정하는데, 우리의 관점에서 버틀러는 알튀세르 그리고 푸코와 함께 이 구조로서의 현행성의 철학에 정확히 기입 가능하다). 우리는 이러한 시도 속에서 퀴어 이론가(또는 페미니즘 이론가)로서 버틀러의 진가를 더욱 정확히 그리고 풍부히 향유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왜냐하면 미국의 포스트모더니즘(과 포스트-페미니즘, 그리고 거기에서 따라 나오는 사회구성주의와 언어적 전회)이라는 맥락 속에 초기 버틀러의 해체주의적 젠더론을 가둬 둘 경우 소칼적 ‘문화 전쟁’의 보수주의적 공격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할 수 없고, 우리 지성의 경계를 한 발자국 더 전진할 수 있게 해 주었던 그녀의 핵심 사유인 반생물학주의, 반본질주의, 반문화주의, 결국 (발리바르가 강조하듯) 그녀의 담론주의의 성과가 형해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버틀러 담론주의의 핵심인, 언뜻 보면 그녀의 초기 젠더론과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반문화주의라는 개념에 관해서는 생략하자). 그러므로 우리가 소칼적 문화 전쟁의 보수주의로부터 버틀러를 지켜내고 이로써 그녀의 담론주의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그녀를 포스트-구조주의자로 재확언하면서 그녀에게서의 주체, 주체화, 예속화, 예속(적 주체)화 개념을 재구성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업이다. 이러한 재구성을 위해 우리는 그녀가 헤겔, 프로이트, 니체, 라캉이라는 고전을 알튀세르와 푸코와 함께 하지만 이들에 대한 비판을 동반하며 독해한 결과물인 ⟪권력의 정신적 삶⟫을 정면으로 취급하는데(참고로 바로 이 여섯 명의 사상가가 ⟪권력의 정신적 삶⟫ 전체에 걸쳐 치밀한 방식으로 다뤄진다), 특히 우리는 그녀가 ⟪권력의 정신적 삶⟫에 수록될 여섯 논문들을 집필하고 난 뒤 이를 한 권의 책 속에 그러 모으고자 쓴 총론과 결론 격의 ‘서문’을 꼼꼼히 독해하는 것으로 우리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 ‘서문’에서 버틀러는 ⟪권력의 정신적 삶⟫ 전체의, 그러니까 결국 자신의 포스트-구조주의적 사상 전체의, 그러니까 결국 주체, 주체화, 예속화, 예속(적 주체)화 개념의 중핵을 명료하면서도 평이하게 제시한다. ⟪권력의 정신적 삶⟫ ‘서문’에 대한 꼼꼼한 독해를 통해, 우리는 버틀러 사유 전체의 중핵을 매우 효율적으로 포착할 수 있고, 이 포착된 중핵으로부터 출발해 ⟪젠더 트러블⟫로 대표되는 초기의 해체주의적 젠더론으로부터 ⟪위태로운 삶⟫으로 대표되는 후기의 포스트-구조주의적 윤리-정치론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사유 전체를 정확히 이해하고 일관성 있게 재구성할 수 있다. 얄궂게도 자신의 지적 여정이 막바지에 이른 때에, 2001년 9.11 테러에서 시작된 미국 헤게모니의 위기는 자유주의의 위기, 자본주의의 위기, 자연의 위기라는 삼중의 위기 속에서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라 는 세계 질서 그 자체의 종언으로 현재 귀결되고 있으며, 한때 ‘상식’으로 여겨졌던 반생물학주의와 반본질주의의 지적 성과는 (프랑스 포스트-구조주의의 몰락과의 동시대성 속에서) 철저히 형해화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급박한 정세에서 초기의 해체주의적 젠더론에서 후기의 포스트-구조주의적 윤리-정치론에 이르기까지 버틀러가 지적 투쟁을 통해 일궈낸 성과들을 현대 프랑스철학적으로 특히 포스트-구조주의적으로 재확언함으로써 그녀의 사유의 강인함에 의거해 이러한 정세를 돌파하는 것이 그 사상적 ‘유산’을 올바르게 상속받는 길임을 이 저서의 독해를 통해 확언한다. 본 강의는 ‘강독형 강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강독형 강의는 일반 강의와 마찬가지로 해당 원전과 사상가에 대한 배경 지식을 강사가 매우 쉽게 전달하는 과정을 포함해 해당 원전의 (번역) 텍스트 전체 중 (강사가 사전에 취사선택한) 핵심 부분들을 수강생들과 함께 읽어나가는 형식의 수업이다. 그래서 이 수업에서는 주디스 버틀러의 사상과 그녀의 저서 ⟪권력의 정신적 삶⟫에 대한 풍부한 설명이 제공될 뿐만 아니라, 이에 더해 ⟪권력의 정신적 삶⟫을 구성하는 모든 장을 (물론 강사가 사전에 취사선택한 핵심 부분들만) 세심하게 독해한다. 현실적으로 ⟪권력의 정신적 삶⟫ 전체를 읽는다는 것은 정해진 시간 내에 불가능하며(이를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강의 시간으로 구성된 ‘강독’ 수업이 별도로 필요하다), 대부분의 원전 강독 수업이 진도를 많이 나가지 못한다는 단점을 지닌다는 점에 착안해, 이 강독형 강의 형식의 수업에서는 강사가 ⟪권력의 정신적 삶⟫을 구성하는 모든 장 각각에서 핵심 중의 핵심 부분들을 미리 뽑아내 그 부분들만을 (하지만 한 줄 한 줄 꼼꼼히) 수강생들과 함께 읽으면서 ⟪권력의 정신적 삶⟫을 ‘격파’한다(가장 유사한 형식으로 출간된 입문 기획으로는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번역 출간한 영국의 ‘How To Read 시리즈’를 참조할 수 있는데, 이 시리즈의 장점은, 이러한 강독형 강의에서처럼, 입문서임에도 상당량의 핵심 텍스트들을 독자가 직접 읽을 수 있게 인용하고 그에 대한 쉽고 정확한 해설을 친절하게 제공한다는 점으로, 강독형 강의라는 형식은 사실 바로 이 시리즈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이다). 텍스트와의 대결은 철학, 더 나아가 사상에 대한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심급이다. 철학, 더 나아가 사상에서, 진리는 항상-이미 텍스트 내에 존재하며, 텍스트와의 치열한 대결이야말로 우리의 사유를 강(인)하게 만들어주면서 진리로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길이다. 이러한 주장은 텍스트를 물 신화하라는 것이 전혀 아니라(우리는 텍스트에 대한 정교한 독해라는 요청을 너무나도 손쉽게 텍스트에 대한 물신화로 치부함으로써 양심의 가책 없이 이러한 의무를 쉬이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텍스트에 대한 이러한 대결을 통해 피상적 독해가 초래하는 ‘이론의 도돌이표 찍기’를 멈추고 더 깊은 사유를 지성적으로 전개해 ‘진리 내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텍스트를 꼼꼼히 읽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항상 잘못 제기되는 동일한 문제에 대한 항상 잘못 제기되는 동일한 답변에 만족하면서, 텍스트 내에는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특히 고전이라 불리는 - 버틀러의 ⟪권력의 정신적 삶⟫은 ⟪젠더 트러블⟫과 마찬가지로 현대 사상의 고전으로 간주하기에 충분하다) 텍스트에 대한 치밀한 그러나 비판적인 취급 속에서만이 우리 사유를 심화시키고 우리 지성의 경계를 한걸음 더 전진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인문사회과학의 ‘알파’요 ‘오메가’다. 매주 2시간씩 총 8주로 구성된 본 강의에서 우리는 첫 번째 수업 시간에 주디스 버틀러의 철학적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그녀의 철학적 궤도를 돌아보는 방식으로 그녀의 사상의 ‘정말 단조로울 수도 있는 특정한 고집’의 중핵으로서의 주체 개념을 추출한다. 우리는 두 번째 수업 시간에 이렇게 추출된 주체 개념을 중심으로 ⟪권력의 정신적 삶⟫의 서문을 정교하게 독해한다. 앞서 지적했듯이 ⟪권력의 정신적 삶⟫에 수록 된 여섯 편의 논문을 모두 집필한 뒤 이 여섯 편의 논문을 종합하기 위해 작성한 텍스트가 ⟪권력의 정신적 삶⟫의 서문이기에, 이 서문에 대한 정교한 독해는 ⟪권력의 정신적 삶⟫의 여섯 편의 논문, 더 나아가 버틀러 사상 전체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예비 단계를 구성한다. 우리는 세 번째 시간부터 일곱 번째 시간까지 헤겔, 프로이트, 니체, 라캉이라는 고전적 사상가들을 알튀세르와 푸코의 안경으로 (하지만 이 안경 또한 의문에 붙이면서) 독해하고 그녀만의 사상으로 벼려 내는 이 여섯 편의 논문들을 차례차례 ‘격파’할 텐데, 그 핵심은 역시 알튀세르의 호명 이론과 대결하는 4장 〈“양심은 우리 모두를 주체로 만든다”〉이다. 주체 생산의 메커니즘으로서의 알튀세르적 호명 개념에 대한 버틀러적 재전유는 그녀의 주체론, 결국 그녀의 젠더론과 윤리-정치론 모두의 중심 중의 중심 또는 사유 에너지의 원동력이다. 우리는 버틀러적 호명 개념이라는 쟁점을 정확히 찌름으로써 그녀의 사상 체계 전체를 하나로 꿰어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 본 강의는 ⟪권력의 정신적 삶⟫(주디스 버틀러 지음, 강경덕, 김세서리아 옮김, 그린비, 2019)만을 배타적으로 취급하지만, 이 텍스트를 이해하기 위한 최적의 참고문헌인 ⟪라캉 또는 알튀세르⟫(최원 지음, 난장, 2016)와 ⟪권력과 저항⟫(사토 요시유키 지음, 김상운 옮김, 난장, 2012), ⟪신자유주의와 권력⟫(사토 요시유키 지음, 김상운 옮김, 후마니타스, 2014)의 보론 ‘복종화/주체화는 한 번 뿐인가?’, 그리고 〈호명된 주체: 알튀세르와 버틀러를 넘어서〉(자크 비데 지음, 배세진 옮김, 웹진 인무브, 2020, 웹상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음), 〈예속된다는 것/예속된 존재: 알튀세르, 푸코, 버틀러〉(기욤 르 블랑 지음, 배세진 옮김, ⟪문화/과학⟫ 2018년 통권 96호), 〈비판과 주체화: 주체에 대한 푸코와 버틀러의 관점〉(김 상 옹방쿵 지음, 박준호, 류희철 옮김, ⟪문화/과학⟫ 2020년 통권 102호), 〈대담: 미셸 푸코와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들〉(피에르 마슈레 & 오라치오 이레라 지음, 황재민 옮김, ⟪문화/과학⟫ 2019년 통권 97호), ⟪개념의 정념들: 인식론, 신학, 정치학(에크리 II)⟫(에티엔 발리바르 지음, 배세진 옮김, 후마니타스, 2024, 근간) 또한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 이외에 버틀러의 다른 국역된 텍스트들도 광범위하게 취급겠지만, 이 경우에는 수강생이 수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찾아 읽을 필요는 없고, ⟪권력의 정신적 삶⟫에 집중하기 위한 목적에서, 강사가 수업을 진행해 나가면서 적절히 활용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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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주디스 버틀러『권력의 정신적 삶』함께 읽기
📑 개요
소개 | 본 강의는 주디스 버틀러의 저서 『권력의 정신적 삶』을 ‘강독형 강의’ 형식으로 최대한 꼼꼼히 한 줄 한 줄, 하지만 시간의 제약을 고려해 강의자가 미리 선정한 발췌 부분만 읽으면서 8주 안에 완독한다. 그러나 『권력의 정신적 삶』만을 배타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매주 버틀러의 다른 저서들, 논문들, 인터뷰들 또한 다루면서 그녀의 사상 전반을 『권력의 정신적 삶』을 중심으로 ‘포스트-구조주의적’으로 재구성한다. 본 강의를 통해 수강생들은 그녀의 사상을 포스트-구조주의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다른 방식의 해석들과 비교하면서 그녀의 사상을 생산적으로 재전유하도록 이끄는 해석을 배운다. |
일정 | 2023년 7월 6일 ~ 8월 24일 (8주)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 9시 30분 |
장소 | 필로버스 세미나룸 + 온라인 Zoom (※ 온오프 동시 진행, 📼 녹화 영상 제공) |
강사 | 배세진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마르크스주의 이데올로기론의 재구성: 알튀세르와 발리바르의 논의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프랑스 파리-시테 대학교 사회과학대학의 ‘사회학 및 정치철학’ 학과에서 푸코와 마르크스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같은 대학원 같은 학과 정치철학 전공에서 이 논문을 발전시킨 『푸코-마르크스주의와 화폐: 노동-가치, 물신숭배, 권력관계 그리고 주체화』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매체와예술 연구소 연구원이자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강사이다. 미셸 푸코, 루이 알튀세르, 에티엔 발리바르, 자크 비데 등의 현대프랑스철학을 사회과학 내 문화연구의 틀에서 연구·번역하고 있다. 에티엔 발리바르의 『마르크스의 철학』, 『역사유물론 연구』 그리고 『개념의 정념들』(근간), 루이 알튀세르의 『무엇을 할 것인가?』와 『검은 소』, 제라르 뒤메닐·에마뉘엘 르노·미카엘 뢰비의 『마르크스주의 100단어』와 『마르크스를 읽자』(공역), 자크 비데의 『마르크스의 생명정치학』과 『마르크스와 함께 푸코를』, 피에르 부르디외·로제 샤르티에의 『사회학자와 역사학자』(공역), 프레데릭 그로의 『미셸 푸코』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교재 | ■ 주교재 :『권력의 정신적 삶』(그린비, 2019) ■ 보충교재 : 버틀러의 다른 저서, 인터뷰, 논문 |
수강료 | 일반회원 20만원 / 쳥년회원(35세 이하) 10만원 |
📅 세부 일정
1회차 (7/06) | 서론 알튀세르와 푸코 사이에 버틀러 위치지우기 |
2회차 (7/13) | 1장 헤겔의 불행한 의식 개념에서 출발해 신체의 예속화 사유하기 |
3회차 (7/20) | 2장 니체와 프로이트를 경유해 양심의 가책 사유하기 |
4회차 (7/27) | 3장 프로이트와 푸코를 경유해 예속화와 저항을 재사유하기 |
5회차 (8/03) | 4장 버틀러의 알튀세르 해석 따져보기 |
6회차 (8/10) | 5장 버틀러의 우울증적 젠더 이론 공부하기 |
7회차 (8/17) | 6장 정신적 시작 개념을 통해 재구성하는 버틀러의 주체론 |
8회차 (8/24) | 책 전체 포스트-구조주의자로서의 주디스 버틀러 |
📑 강의 계획서
주디스 버틀러 ⟪권력의 정신적 삶⟫ 함께 읽기 - 배세진(정치철학 박사) ⟪권력의 정신적 삶⟫ 전체를 정교하게 독해하는 본 강의에서 우리는 1990년의 저서 ⟪젠더 트러블⟫(페미니즘 담론 내 ‘섹스 전쟁’에 개입하기 위해 집필된)로 대표되는 초기의 해체주의적 젠더론에서 2004년의 저서 ⟪위태로운 삶⟫(2001년 9.11 테러로 개시된 미국 헤게모니의 위기와 세계 질서의 급변이라는 정세에 개입하기 위해 집필된)으로 대표되는 후기의 포스트-구조주의적 윤리-정치론으로 이행하는 (또는, 많은 이들의 오해에 따르면, ‘전회’를 수행하는) 주디스 버틀러의 철학적 ‘행보’(데리다의 그것과 유비 가능한)의 수수께끼를 해결하기 위해 그녀의 사상을 그것이 놓여있다고 지금까지 간주되어온 특정 맥락 즉 미국의 포스트모더니즘(과 포스트-페미니즘, 그 사회구성주의, 그리고 언어적 전회…)으로부터 인위적으로 분리해 현대 프랑스철학적인 것으로, 특히 포스트-구조주의적인 것으로 재정립한다. 데리다의 철학적 행보는 그 해체론의 여정과 동일한데, 차연 개념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 그의 해체론은(후설 이후 철학사에 대한 발본적 재해석을 통해 에크리튀르 개념을 중심으로 정교구성한) 자신 고유의 철학인 문자학에서 출발해 (마르크스주의, 레비나스, 벤야민과의 대결을 통해 해체 불가능한 정의, 메시아주의 없는 메시아적인 것, 결정불가능자로서의 유령 개념을 중심으로 정교구성한) 자신 고유의 정치 철학과 윤리학인 유령학에 도달한다. 이렇게 겉으로 보여지듯 버틀러의 철학적 행보가 데리다의 그것에 유비 가능하다면, 이로부터 우리는 버틀러가 데리다의 사유로부터 자신의 많은 자원을 (무엇보다도 해체주의적 젠더론의 구성에서) 섭취한다고 추측할 수 있는데(이 추측에 대한 정당화는 생략하도록 하자 - 하지만 초기 데리다의 문자론의 핵심이 ‘기호의 해방’이듯 초기 버틀러의 젠더론의 핵심 또한 ‘젠더의 해방’이라는 점, 후기 데리다의 유령론의 핵심이 ‘유령의 애도’이듯 후기 버틀러의 윤리-정치론의 핵심 또한 ‘타자의 애도’라는 점만은 지적하도록 하자), 이로부터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는 버틀러가 미국의 포스트모더니스트가 ‘아니라’ (데리다와 들뢰즈뿐만 아니라 특히 알튀세르와 푸코를 포함하는) ‘프랑스’의 포스트-구조주의자라는 테제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데리다가 자신의 철학적 여정을 기술하기 위해 활용한 ‘정말 단조로울 수도 있는 특정한 고집’이라는 표현을 버틀러에게도 적용해보자면, 버틀러의 철학적 여정에도 또한 ‘정말 단조로울 수도 있는 특정한 고집’이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버틀러가 초기에서 후기에 이르기까지 정말 단조롭지만 고집스럽게 프랑스 포스트-구조주의의 중심 개념인 주체, 주체화, 예속화, 예속(적 주체)화를 사유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를 텍스트 독해를 통해 확인하고자 ⟪개념의 정념들⟫의 에티엔 발리바르와 ⟪규범의 주체⟫의 피에르 마슈레의 버틀러 해석을 추수하면서, 많은 이들이 배타적으로 주목하는 ⟪젠더 트러블 ⟫보다는 (의미심장하게도 ⟪젠더 트러블⟫과 ⟪위태로운 삶⟫ 사이 시간에 놓인) 1997년의 저서 ⟪권력의 정신적 삶⟫에 주목하고 그녀를 퀴어 이론가(또는 페미니즘 이론가)로보다는 현대 프랑스철학자이자 특히 포스트-구조주의자로, 루이 알튀세르와 미셸 푸코 사이에서 진동하는 구조로서 현행성의 정치철학자로 사유한다(⟪개념의 정념들⟫에서 발리바르는 현대 프랑스철학 내의 두 구성적 경향을 ‘사건주의 철학’과 ‘구조로서의 현행성의 철학’으로 규정하는데, 우리의 관점에서 버틀러는 알튀세르 그리고 푸코와 함께 이 구조로서의 현행성의 철학에 정확히 기입 가능하다). 우리는 이러한 시도 속에서 퀴어 이론가(또는 페미니즘 이론가)로서 버틀러의 진가를 더욱 정확히 그리고 풍부히 향유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왜냐하면 미국의 포스트모더니즘(과 포스트-페미니즘, 그리고 거기에서 따라 나오는 사회구성주의와 언어적 전회)이라는 맥락 속에 초기 버틀러의 해체주의적 젠더론을 가둬 둘 경우 소칼적 ‘문화 전쟁’의 보수주의적 공격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할 수 없고, 우리 지성의 경계를 한 발자국 더 전진할 수 있게 해 주었던 그녀의 핵심 사유인 반생물학주의, 반본질주의, 반문화주의, 결국 (발리바르가 강조하듯) 그녀의 담론주의의 성과가 형해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버틀러 담론주의의 핵심인, 언뜻 보면 그녀의 초기 젠더론과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반문화주의라는 개념에 관해서는 생략하자). 그러므로 우리가 소칼적 문화 전쟁의 보수주의로부터 버틀러를 지켜내고 이로써 그녀의 담론주의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그녀를 포스트-구조주의자로 재확언하면서 그녀에게서의 주체, 주체화, 예속화, 예속(적 주체)화 개념을 재구성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업이다. 이러한 재구성을 위해 우리는 그녀가 헤겔, 프로이트, 니체, 라캉이라는 고전을 알튀세르와 푸코와 함께 하지만 이들에 대한 비판을 동반하며 독해한 결과물인 ⟪권력의 정신적 삶⟫을 정면으로 취급하는데(참고로 바로 이 여섯 명의 사상가가 ⟪권력의 정신적 삶⟫ 전체에 걸쳐 치밀한 방식으로 다뤄진다), 특히 우리는 그녀가 ⟪권력의 정신적 삶⟫에 수록될 여섯 논문들을 집필하고 난 뒤 이를 한 권의 책 속에 그러 모으고자 쓴 총론과 결론 격의 ‘서문’을 꼼꼼히 독해하는 것으로 우리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 ‘서문’에서 버틀러는 ⟪권력의 정신적 삶⟫ 전체의, 그러니까 결국 자신의 포스트-구조주의적 사상 전체의, 그러니까 결국 주체, 주체화, 예속화, 예속(적 주체)화 개념의 중핵을 명료하면서도 평이하게 제시한다. ⟪권력의 정신적 삶⟫ ‘서문’에 대한 꼼꼼한 독해를 통해, 우리는 버틀러 사유 전체의 중핵을 매우 효율적으로 포착할 수 있고, 이 포착된 중핵으로부터 출발해 ⟪젠더 트러블⟫로 대표되는 초기의 해체주의적 젠더론으로부터 ⟪위태로운 삶⟫으로 대표되는 후기의 포스트-구조주의적 윤리-정치론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사유 전체를 정확히 이해하고 일관성 있게 재구성할 수 있다. 얄궂게도 자신의 지적 여정이 막바지에 이른 때에, 2001년 9.11 테러에서 시작된 미국 헤게모니의 위기는 자유주의의 위기, 자본주의의 위기, 자연의 위기라는 삼중의 위기 속에서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라 는 세계 질서 그 자체의 종언으로 현재 귀결되고 있으며, 한때 ‘상식’으로 여겨졌던 반생물학주의와 반본질주의의 지적 성과는 (프랑스 포스트-구조주의의 몰락과의 동시대성 속에서) 철저히 형해화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급박한 정세에서 초기의 해체주의적 젠더론에서 후기의 포스트-구조주의적 윤리-정치론에 이르기까지 버틀러가 지적 투쟁을 통해 일궈낸 성과들을 현대 프랑스철학적으로 특히 포스트-구조주의적으로 재확언함으로써 그녀의 사유의 강인함에 의거해 이러한 정세를 돌파하는 것이 그 사상적 ‘유산’을 올바르게 상속받는 길임을 이 저서의 독해를 통해 확언한다. 본 강의는 ‘강독형 강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강독형 강의는 일반 강의와 마찬가지로 해당 원전과 사상가에 대한 배경 지식을 강사가 매우 쉽게 전달하는 과정을 포함해 해당 원전의 (번역) 텍스트 전체 중 (강사가 사전에 취사선택한) 핵심 부분들을 수강생들과 함께 읽어나가는 형식의 수업이다. 그래서 이 수업에서는 주디스 버틀러의 사상과 그녀의 저서 ⟪권력의 정신적 삶⟫에 대한 풍부한 설명이 제공될 뿐만 아니라, 이에 더해 ⟪권력의 정신적 삶⟫을 구성하는 모든 장을 (물론 강사가 사전에 취사선택한 핵심 부분들만) 세심하게 독해한다. 현실적으로 ⟪권력의 정신적 삶⟫ 전체를 읽는다는 것은 정해진 시간 내에 불가능하며(이를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강의 시간으로 구성된 ‘강독’ 수업이 별도로 필요하다), 대부분의 원전 강독 수업이 진도를 많이 나가지 못한다는 단점을 지닌다는 점에 착안해, 이 강독형 강의 형식의 수업에서는 강사가 ⟪권력의 정신적 삶⟫을 구성하는 모든 장 각각에서 핵심 중의 핵심 부분들을 미리 뽑아내 그 부분들만을 (하지만 한 줄 한 줄 꼼꼼히) 수강생들과 함께 읽으면서 ⟪권력의 정신적 삶⟫을 ‘격파’한다(가장 유사한 형식으로 출간된 입문 기획으로는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번역 출간한 영국의 ‘How To Read 시리즈’를 참조할 수 있는데, 이 시리즈의 장점은, 이러한 강독형 강의에서처럼, 입문서임에도 상당량의 핵심 텍스트들을 독자가 직접 읽을 수 있게 인용하고 그에 대한 쉽고 정확한 해설을 친절하게 제공한다는 점으로, 강독형 강의라는 형식은 사실 바로 이 시리즈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이다). 텍스트와의 대결은 철학, 더 나아가 사상에 대한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심급이다. 철학, 더 나아가 사상에서, 진리는 항상-이미 텍스트 내에 존재하며, 텍스트와의 치열한 대결이야말로 우리의 사유를 강(인)하게 만들어주면서 진리로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길이다. 이러한 주장은 텍스트를 물 신화하라는 것이 전혀 아니라(우리는 텍스트에 대한 정교한 독해라는 요청을 너무나도 손쉽게 텍스트에 대한 물신화로 치부함으로써 양심의 가책 없이 이러한 의무를 쉬이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텍스트에 대한 이러한 대결을 통해 피상적 독해가 초래하는 ‘이론의 도돌이표 찍기’를 멈추고 더 깊은 사유를 지성적으로 전개해 ‘진리 내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텍스트를 꼼꼼히 읽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항상 잘못 제기되는 동일한 문제에 대한 항상 잘못 제기되는 동일한 답변에 만족하면서, 텍스트 내에는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특히 고전이라 불리는 - 버틀러의 ⟪권력의 정신적 삶⟫은 ⟪젠더 트러블⟫과 마찬가지로 현대 사상의 고전으로 간주하기에 충분하다) 텍스트에 대한 치밀한 그러나 비판적인 취급 속에서만이 우리 사유를 심화시키고 우리 지성의 경계를 한걸음 더 전진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인문사회과학의 ‘알파’요 ‘오메가’다. 매주 2시간씩 총 8주로 구성된 본 강의에서 우리는 첫 번째 수업 시간에 주디스 버틀러의 철학적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그녀의 철학적 궤도를 돌아보는 방식으로 그녀의 사상의 ‘정말 단조로울 수도 있는 특정한 고집’의 중핵으로서의 주체 개념을 추출한다. 우리는 두 번째 수업 시간에 이렇게 추출된 주체 개념을 중심으로 ⟪권력의 정신적 삶⟫의 서문을 정교하게 독해한다. 앞서 지적했듯이 ⟪권력의 정신적 삶⟫에 수록 된 여섯 편의 논문을 모두 집필한 뒤 이 여섯 편의 논문을 종합하기 위해 작성한 텍스트가 ⟪권력의 정신적 삶⟫의 서문이기에, 이 서문에 대한 정교한 독해는 ⟪권력의 정신적 삶⟫의 여섯 편의 논문, 더 나아가 버틀러 사상 전체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예비 단계를 구성한다. 우리는 세 번째 시간부터 일곱 번째 시간까지 헤겔, 프로이트, 니체, 라캉이라는 고전적 사상가들을 알튀세르와 푸코의 안경으로 (하지만 이 안경 또한 의문에 붙이면서) 독해하고 그녀만의 사상으로 벼려 내는 이 여섯 편의 논문들을 차례차례 ‘격파’할 텐데, 그 핵심은 역시 알튀세르의 호명 이론과 대결하는 4장 〈“양심은 우리 모두를 주체로 만든다”〉이다. 주체 생산의 메커니즘으로서의 알튀세르적 호명 개념에 대한 버틀러적 재전유는 그녀의 주체론, 결국 그녀의 젠더론과 윤리-정치론 모두의 중심 중의 중심 또는 사유 에너지의 원동력이다. 우리는 버틀러적 호명 개념이라는 쟁점을 정확히 찌름으로써 그녀의 사상 체계 전체를 하나로 꿰어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 본 강의는 ⟪권력의 정신적 삶⟫(주디스 버틀러 지음, 강경덕, 김세서리아 옮김, 그린비, 2019)만을 배타적으로 취급하지만, 이 텍스트를 이해하기 위한 최적의 참고문헌인 ⟪라캉 또는 알튀세르⟫(최원 지음, 난장, 2016)와 ⟪권력과 저항⟫(사토 요시유키 지음, 김상운 옮김, 난장, 2012), ⟪신자유주의와 권력⟫(사토 요시유키 지음, 김상운 옮김, 후마니타스, 2014)의 보론 ‘복종화/주체화는 한 번 뿐인가?’, 그리고 〈호명된 주체: 알튀세르와 버틀러를 넘어서〉(자크 비데 지음, 배세진 옮김, 웹진 인무브, 2020, 웹상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음), 〈예속된다는 것/예속된 존재: 알튀세르, 푸코, 버틀러〉(기욤 르 블랑 지음, 배세진 옮김, ⟪문화/과학⟫ 2018년 통권 96호), 〈비판과 주체화: 주체에 대한 푸코와 버틀러의 관점〉(김 상 옹방쿵 지음, 박준호, 류희철 옮김, ⟪문화/과학⟫ 2020년 통권 102호), 〈대담: 미셸 푸코와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들〉(피에르 마슈레 & 오라치오 이레라 지음, 황재민 옮김, ⟪문화/과학⟫ 2019년 통권 97호), ⟪개념의 정념들: 인식론, 신학, 정치학(에크리 II)⟫(에티엔 발리바르 지음, 배세진 옮김, 후마니타스, 2024, 근간) 또한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 이외에 버틀러의 다른 국역된 텍스트들도 광범위하게 취급겠지만, 이 경우에는 수강생이 수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찾아 읽을 필요는 없고, ⟪권력의 정신적 삶⟫에 집중하기 위한 목적에서, 강사가 수업을 진행해 나가면서 적절히 활용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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