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문[정신의학의 권력] 1강

관리자
202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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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4.

 

《정신의학의 권력》 제 1강

- 1973년 11월 7일

 


* 정신질환 및 정신의학의 현재적 정의


1) 정신건강을 단순히 정신질환 혹은 이상이 없는 상태로 보고 이를 예방, 치료, 재활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
2) 완전한 안녕상태를 구성하기 위한 하나의 요소

1810~1830년의 프랑스 정신요양소를 살펴보면서 1)의 관점이 어떠한 형식으로 나타났는지권력관계를 통해 확인하는데에 의미를 두고 있음.

 

이 책에서 참고하는 주요 전거

포데레 《착란론(1817)》, 피넬 《정신이상에 관한 의학적-철학적 논설(1800)》, 장-에티엔 에스키롤 《정신질환에 관하여(1830)》, 존 헤이슬럼의 여러 텍스트(1798, 1817)

 

정신요양원 공간과 규율적 질서

 

▲ 정신이상자를 위한 요양소의 중요 조건
= 1) 정숙과 질서의 유지 2) 감시를 통한 신체적, 도덕적 자질

→ 여기서 유래한 질서는 신체를 포위하고 신체에 침투하며 신경 속, 생각 속까지 각인된다.

 

▲ 의학적 지식구축과의 비교

의학적 지식과 비교했을 때 이것은 규율적 접근이라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요컨대 의학적 지식과 그 유효성의 기준을 구축하는 객관적 관계는 일정한 질서적 관계 등을 그 실제적 가능성의 조건으로 갖기 때문이다.

또한 규율적 질서는 항구적인 치료의 조건이기도 하다. 즉 치료적 조작에 따라 병자가 병자가 아니게 되는 것은 권력의 규칙화된 배분 내에서만 행해진다. 그러므로 대상과 맺는 관계의 조건, 의학적 인식상 객관성의 조건, 치료적 조작의 조건은 동일하다.

 

▲ 정신요양원의 특징 – 권력의 비대칭성

실제로는 내적 질서 속에서 비대칭적인 의학적 심급이 무제한적인 권력의 원천이자 실행자로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것은 질서의 본질적인 비대칭 요소로 기능하며, 질서를 비상호적인 권력관계로부터 항시 파생하도록 한다.

그 모습은 물론 의학적 지식을 가진 의사를 통해 피상적으로 드러난다.(최초의 시선) 그렇지만 권력은 누군가가 보유하는 것이 아니며, 어떤 집단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분산, 중계, 연결망, 상호지지, 잠재력, 격차 등에서 드러난다.

= 이러한 이유에서 권력의 체계를 분석할 필요가 있음.

 

▲ 권력의 중계지점 : 간수, 간병인, 그리고 환자

 

간수는 의사의 무장된, 박식한 시선을 은닉해 의사의 ‘객관적’ 시선이 작동하는데 필요한 일종의 시각적 경로가 된다. 더불어 아래의 간병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시선이 된다. 이 때문에 외관상 간수는 남성성, 성실성, 단호함, 그리고 복종하는 것을 미덕으로 함.

간병인의 경우 상위의 존재에게 봉사하기보다는 환자에게 봉사하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간병인은 외관상 간수보다는 하인처럼 보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환자는 자신들의 일상생활상 의지, 욕망을 간병인에게 명령하게 된다.
↔ 그러나 간병인은 간수 및 의사에게 보고하고 환자를 감시해야 하기 때문에 간병인의 명령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규정이라는 거대한 익명적 권위에 의해 이를 선별해야 함.

이 과정에서 환자는 내적인 측면에서 간병인의 관찰에 포위되며, 이에 선행하는 의사의 의지와 정신요양원의 일반규칙에 확실하게 포위된다.

= 정신요양원 안에서 작동하며 일반적인 규칙체계를 왜곡하는 권력체계가 존재한다. 즉 여기서 권력은 ‘상대적으로’ 전술적인 운용에 의해 수행된다. 그리고 이러한 전술의 목적은 “제압하고 정복해야 할 위협적인 권력”, 즉 광인의 제압에 있다.

 

치료적 조작과 도덕요법

 

* 19세기 초에 등장한 광기의 식별, 결정기준
1) 순수한 흉포함 2) 착란없는 정념 3) 관념 내의 충돌(조광증) 4) 관념 충돌의 강화(편집증)

 

→ 요컨대 19세기 초 요양원은 광인의 착오를 적발하는 것이 아닌 광기의 폭발지점을 파악해 이를 예방하는 것이다. 즉 이 시기 정신의학적 치료, 즉 치료적 조작의 정의는 피넬이 말한 것처럼 “신체적·도덕적 품성을 통해 정신이상자에게 불가항력적인 지배력을 행사해 그의 관념들의 나쁜 연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에게 정신이상자가 긴밀히 의존하도록 만들면서 그 정신이상자를 제압하고 길들이는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종합하자면 환자를 일정한 권력을 행사하는 의사의 지배 아래에 둔다. 여기서 의사는 지식과 관련된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정신적 자질과 연결된 무제한적 권력을 행사한다.

이에 입각해서 앞서 언급한 광기의 연쇄에 변화를 가져오는, 도덕적 교정학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원시적 실천에서 정신에 대한 근본적 치료활동이 수행되며, 이는 18세기 말까지 시행되었던 신체요법과 대비되는 측면에서 도덕요법으로 불린다.

그러나 이 도덕요법이 광기의 진실을 드러내 보여주고 이 진실을 관찰, 서술, 진단할 수 있게 하며, 또 이를 통한 치료술의 정의를 본질적인, 일차적인, 최종적인 기능으로 삼는 일종의 긴 호흡을 요구하는 절차인 것은 아니다. 이것은 결국 하나의 무대이다.

 

    

치유의 무대

 

* 이 무대는 준비적 측면과 실행적 측면으로 나눌 수 있으며, 실행자는 간수와 간병인이다.

 

▲ 준비적 측면

 

간수는 환자의 힘을 소진시키고 시련을 가한다.

“대담한 자태로 정신이상자 쪽으로 접근해간다. 어떠한 무기도 소지하지 않은 채 단호하고 위협적인 방식, 그리고 세심하게 준비된 권고를 통해 정신이상자가 집중력을 잃게 만든다. 이 때 느린 걸음으로 접근하고 있던 간병인들이 돌연 정신이상자를 포위해 못움직이게 한다.”

→ 즉 여기서에서 간수는 교묘하게 조직된 가작스러운 폭력을 통해 우선적으로 정신이상자의 광포한 힘을 제압한다.

 

▲ 실행적 측면

환자를 상상하게 만들어 스스로 관념의 충돌을 막고 ‘이성적’인 생각을 하도록 한다.

“어느 날 청년은 제공된 음식을 거부했다. 간수는 간병인들을 데리고 (일상 내에서) 가장 잔혹한 대우를 받고 싶지 않으면 밤 사이에 음식을 먹으라는 명령을 내린다. 처벌과는 다른 삶의 끔찍한 고통을 생각하면서 내적갈등을 일으킨 청년은 음식을 먹는다. 회복이 되면서 청년은 그 때의 끔찍한 동요와 시련의 밤을 종종 고백한다.”


▲ 치료적 조작의 형태론적 중요성

 

1) 여기에는 의사의 어떠한 진단, 질병적 작업, 담론도 요청하지 않음.

2) 의학기술적 처방이 아닌 힘과 의지의 대립(의사 혹은 의사의 대리자 vs 환자)

3) 환자 내면에서의 힘과 의지의 대립

4) 환자의 관념이 잘못되었음을 스스로 인정, 고백할 때 진실이 드러남 = 환자의 진실구성

5) 이 과정은 재구성된 의학적 지식이 아니라 고백을 통해 획득되지만, 고백의 순간에 치유가 시행되고 완결됨.

→ 이것은 당시의 (신체)의학적 지식구축과는 완전히 다르다. 의학적 지식구축은 객관성, 중립성을 위해 규율모델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담론을 형성하였다. 즉 정신의학은 당시의 (신체)의학과는 무관한 다른 차원에서 수행되고 있었다.

→ 하지만 정신의학은 의학의 지위를 획득한 시설 및 사람들에게서만 수용되고 제도화되었기 때문에 의학의 여러 제도체계 내에서 토대를 구축하였다.

 

= 이와 같이 의학과 관련한 이질성이 정신의학을 특징짓는 것이다.

    

 

광기의 역사와 관련해 이 강의가 행한 문제의 변환

 

1) 표상의 분석에서 권력의 분석으로

기존 연구는 17~18세기에 형성된 여러 이미지표상을 기원으로 해 광기를 해설하는 식에 가까웠다. 이 책에서 푸코는 그러한 표상을 생산해내는 권력장치를 분석의 출발점으로 설정해보려 한다. 실은 권력장치야말로 담론적 실천의 형성을 확정하기 위한 출발점이란 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푸코가 ‘고고학’이라 부르는, 담론적 실천이 형성되는 지점에서 그 실천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수준까지 이를 것이다.

 

2) 폭력에서 권력의 미시물리학으로

기존에 푸코는 반정신의학 및 사회심리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폭력, 제도, 가정(家庭)의 세 개념을 통해 광기를 설명하였다.

그러나 폭력이라는 개념은 충분한 개념이라고 볼 수 없다. 우선 피넬, 에스키롤 등의 언급에서 알 수 있듯 이 시기의 도덕요법은 결과적으로 신체의 힘에 호소하고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폭력이 합리적이고 계측된 권력행사가 아니라는 생각과는 달리 그 말단에서는 결국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즉 폭력은 권력이 신체와 관련되는 여러 미시물리학 중 하나에 속한다는 점에서 충분하지 못하다.

 

3) 제도적 규칙성에서 권력의 조치로

정신의학의 제도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형식과 차원을 가지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제도는 규칙성을 수반하기 때문에 불균형한 권력관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제도가 아닌 조직망, 흐름, 중계, 잠재력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제도보다도 제도에 선행한 전술적 배치에서 어떤 힘의 관계가 작동하는지를 다뤄야만 한다.

가정(家庭) 역시 그러하다. 기존에 푸코는 의사가 정신요양소 내에서 아버지로서의 위치 및 인물성을 가지고 이를 재활성화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당시 저작들을 확인한 결과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실제로 그러한 양상은 20세기에 들어서 발견되었다.

즉 정신요양소는 가정 혹은 그에 선행하는 국가기구로서 모델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권력관계 내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정리하면 제도, 폭력이라는 개념과 모델, 그리고 규범을 건너뛰고 정신의학의 실천에 내포된 고유한 권력관계를 분석하고자 한다. 즉 폭력보다는 권력의 미시물리학을, 제도보다는 힘의 대결 속에서 활용되는 전술적 배치를 발견하는데 목적을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