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문[정신의학의 권력] 11강

권순모
2021-02-02
조회수 214

미셸 푸코 『정신의학의 권력 :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3~74년』 11강 발제

 

의학과 정신의학에서의 진단문제 / 정신의학적 질병분류학에서의 신체의 위치 : 전신성 마비 모델 / 의학과 정신의학에서 고비 개념이 처한 운명 / 정신의학에서 현실성의 시련과 그 형태들 : 1. 심문과 고백, 임상 제시의 의례, ‘병리적 유전’과 퇴행에 관한 주석 2. 마약, 모로 드 투르와 하시시, 광기와 꿈 3. 자기요법과 최면, ‘신경학적 신체’의 발견

 

 

1. 의학과 정신의학에서의 진단문제

① 병리해부학 : 병변이 기질적으로 지정되고 감별진단이 가능하게 되는 조건 아래서 병의 고유한 진실을 산출하는 시련으로서의 고비는 불필요한 것이 된다.

② 정신의학 : 정신질환에서 제기되는 유일한 진짜 물음은 긍정이나 부정의 형태로 답해야 할 것이다. 광기의 진단이 행해지는 감별적 영역은 단순히 광기인 것과 광기가 아닌 것의 구분을 통해 구성된다. 이항대립적인 영역에서 광기의 진단이 행해진다.

☞ 정신의학의 진단은 결정, 즉 절대진단이다.

 

2. 정신의학적 질병분류학에서의 신체의 위치 : 전신성 마비 모델

신체가 부재하는 의학 : 병변의 일정한 형태와 광기의 연관을 아는 것이 정신의학의 활동에서 해결해야할 일차적 문제는 아니었다.

※ 쥘 바이야르제(전신성 마비를 둘러싼 벨르와의 이견)

“벨르처럼 광기를 전신성 마비의 항상적이고 본질적인 증상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전신성 마비를 특징 지으려면 두 종류의 본질적 징후만을 받아들여야 한다. 치매와 마비의 징후가 그것이다”

“‘전신성 마비’는 광기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야 하며, 독립된 특별한 병으로 여겨져야 한다”

 

3. 의학과 정신의학에서 고비 개념이 처한 운명

1) 의학이 병리해부학에 힘입어 의학적 고비를 청산할 수 있었던 반면 정신의학의 영역에서는 절대진단과 신체의 부재로 인해 그러한 (고비의) 청산이 불가능했다.

2) 정신의학의 문제

① 절대진단의 요청에 답할 수 있는 어떤 시련 내지 일련의 시련을 구성하고 설정하는 것

② 현실성 혹은 비현실성을 부여하기 위한 시련, 광기라고 상정되는 것을 현실의 영역에 편입시키거나 비현실로서 가치를 박탈하기 위한 시련을 구성하고 설정하는 것

 

4. 의학과 정신의학에서 고비 개념이 처한 운명

고전적 고비의 두 가지 후예

① 일반의학적 후예 : 병리해부학에 의해 확증과 논증이라는 형태의 검증절차가 고전적인 의학적 고비와 그 시련을 대체. 진실의 시련이 진실을 확정하는 기술로.

② 정신의학적 후예 : 진실의 시련이 아니라 현실성의 시련 같은 것을 설정하고 그것으로 고전적 의학적 고비를 대체하는 것. 진실의 시련이 현실성의 시련으로.

 

5. 정신의학에서 현실성의 시련과 그 형태들 : 심문, 마약, 최면

① 현실성의 시련이란 정신의학에서 규율권력의 영역을 구분하고 조직화하며 동시에 규율권력의 영역을 배치하는 본질적 계기이다.

② 현실성의 시련(=정신의학적 시련)은 감금의 요청을 병으로 구성하는 것이자 감금의 결정을 내리는 권력을 갖는 자를 의사로서 기능시키는 것이다.

☞ 즉 정신의학적 시련은 위상 확립을 위한 이중의 시련이다. : 개인의 삶을 병리적 징후의 동기로서 확립하지만 그것은 또한 끊임없이 정신과 의사를 의사로서 혹은 규율에서의 최상위 심급을 의학적 심급으로서 확립한다.

※ 초권력

① 의학의 초권력 : 규율체계와 일체를 이루고 있는 의사, 병원 자체가 의사의 신체

② 환자의 초권력 : 정신과 의사를 의사로서 비로소 확립시키거나 확립시키지 않을 수 있으며 정신과 의사를 그의 순전히 규율적인 역할로 환원시켜버리거나 거꾸로 의사의 역할을 수행하게 만든다. “내가 의사로서의 당신의 지위를 확립시켜주는 이유는 내가 당신에게 징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 의사의 초권력의 근저에는 환자의 초권력이 있다.

 

5-1. 심문

심문에는 개인을 그의 정체성에 확실하게 고정시키는 측면, 개인으로 하여금 그의 과거, 그의 삶의 몇몇 사건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도록 강요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사소한 것에 불과한데, 심문에는 광기를 현실화하는 기능이 있다.

 

1) 심문이 광기를 현실화하는 네 가지 방식/절차

① 고전적인 정신의학적 심문은 환자에게 그의 선조 내지 친족이 어떤 병에 걸렸었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여기서 문제는 정신의학이 병리해부학을 대체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 신체의 부재 내지 신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다.

※ 유전 : 병을 개인의 신체 수준에 위치시킬 수 없는 그 시점에 병에 신체를 부여하기 위한 일정한 방식으로, 이를 통해 거대한 환상의 신체 혹은 수많은 병에 걸린 가족의 신체가 발명되었다.

☞ 정신의학에서 광기에는 병리해부학의 개별적 기체와는 다른 하나의 기질적 기체가 있다고 간주된다. 일종의 메타기질적인 이 기체는 병의 진정한 신체를 구성한다. 즉 광기에 대한 심문은 병리해부학적 신체를 다른 신체, 어떤 종류의 물질적 상관물로 대체하는 것이며, 의사가 다루고 있는 인체의 메타개인적 대체물을 구성하는 것이다.


② 심문의 두 번째 조작은 비정상성의 지평을 구성하는 것이다. 병으로서의 광기에는 언제나 그것에 선행하는 현상이 있기에, 병에 앞서는 요소들을 발견해내야 한다. 정신의학의 영역에서 병에 앞서는 선행 현상을 탐구하는 것은 광기가 병으로서 구성되기 전부터 존재해왔던 것을 밝혀내려는 것임과 동시에, 그런 징후가 아직 광기 그 자체가 아니라 광기의 가능 조건이었음을 밝혀내는 일이다. 병의 내적인 징후와는 다른 병리적이지 않은 징후를 발견해낼 필요가 있다.

☞ 광기를 비정상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의 개별적인 맥락 속에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

※ 비정상성 : 광기의 개별적인 가능조건으로, 감금 요청의 목적이나 동기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상이한 요소를 병리적인 징후로 변환시키기 위한 조건이다.

 

③ 책임과 주체성의 교차 내지 교착어법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의 조직. 정신의학적 심문의 근저에는 일종의 거래가 있다. 징후를 내놓아라 그러면 죄를 면하게 해주겠다. 이런 종류의 거래로 인해 정신의학적 심문은 언제나 개인이 정신과 의사 앞에 있게 되는 그 동기에 본질적인 방식으로 관련된다.

☞ 개인이 정신과 의사의 목전에 있게 되는 이유를 문제화하는 것, 거기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징후로 변환시키는 것, 바로 이것이 정신의학적 심문이 행해야하는 것이다.

 

④ 중심적 고백의 정비라고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정신의학적 심문은 항상 최종 목표를 갖고 있는데, 그것은 광기의 핵심·중핵과 같은 것으로 광기의 차원에서 기질적 병변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심문이 현실화하고 실현하려는 그런 광기의 중심은 광기의 극단적 형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광기의 형태이다. 문제는 심문받는 주체로 하여금 심문의 내용에서 망상의 중심의 존재를 실제로 현동화시키는 것이다.

※ 현동화는 ① 심문의 내부에서 얻어지는 의례적인 고백의 형태로 ② 심문 속에서 발작 자체의 현동화를 얻어내는, 즉 환각을 불러일으키고 히스테리 발작을 야기시키는 형태로 얻어진다.

☞ 주체를 일종의 질식 내지 위축의 극점에 두고 주체가 “나는 광인이다”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실제로 자신의 광기를 연기해야만 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 자신을 위해 정신병원이 설립된 것이며, 자신을 위해 의사가 필요한 것이라는, 그리고 나를 감금하는 것을 주된 역할로 맡은 당신은 확실히 의사라는 최종적 고백, 여기에 환자로서 감금되는 자와 의사와 정신과 의사로서 감금하는 자의 이중적 지위 확립의 본질적 계기가 있다.

☞ 광기의 최종적 고백은 결국 개인이 자신의 광기에서 해방될 수 있기 위한 출발점

☞ 의사의 권력과 환자로부터 탈취되는 고백의 착종, 이것이 정신의학적 심문기술의 절대적 중심지점이다.

 

※ 정신의학적 심문에서 문제는 의학적 미메시스, 즉 병리해부학이 부여한 의학적 도식의 아날로곤을 구성하는 것이다. 즉,

☞ ① 유전을 지정하는 체계를 통해 하나의 신체를 구축하고 신체를 갖고 있지 않았던 하나의 병에 신체를 부여하고 ② 그러한 병을 중심으로 또 그런 병을 병으로 포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비정상의 한 영역을 구성하고 ③ 하나의 요청에 입각해 여러 징후를 만들어내고 ④ 고백 속에서 혹은 중핵적 징후의 현실화 속에서 나타나고 현동화되는 병리적 중심을 따로 떼어내 그 윤곽을 묘사하고 규정하는 것 등의 심문이 광기를 현실화하는 네 가지 방식/절차는 기절적 의학에서의 감별진단 활동을 특징짓는 요소들을 19세기 정신의학 안에서 정확하게 재구성하기 위한 일정한 방식이다.

☞ 이는 곧 심문은 ① 먼저 하나의 행위가 광기로서 현실화되고 ② 다음으로 광기가 병으로서 현실화되며 ③ 마지막으로 광인의 관리인이 의사로서 현실화되는 과정을 거치는 삼중의 현실화가 일어나는 것임을 보여준다.

 

※ 회진과 심문은 규율의 영역을 기능시키기 위한 두 요소이자 의례이다.

회진 : 의사가 규율을 치료로 변환시키기 위해 자기 병원의 여러 부서를 두루 돌아보며 살피는 활동

심문 : 나에게 징후를 내놓아라 내 앞에서 네 삶을 징후로 만들어라 그러면 너는 나를 의사로 만들 것이다 라는 행동과 같은 것.

☞ 한편 초기 정신과 의사의 역할이 의학적인 것이 되고 변환의 조작이 가능하게 되는 것은 의사 주변에 학생들로 이뤄진 합창단이 형성되기 때문 : 환자의 신체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응답에 귀를 기울이는 학생들의 원 같은 그런 종류의 제도적 신체성이 필요한 것이다.

☞ 따라서 정신과 의사에게 말의 위엄은 훨씬 더 본질적이고 훨씬 더 본래적인 것이다. 즉 정신과 의사가 발화하는 말이 의학적 변환을 실제로 야기시키기 위해서는 의례를 통해 그와 같은 말을 의례적이고 제도적인 방식으로 강조해야할 필요가 있다.

 

5-2. 마약

모로 드 투르는 스스로 하시시에 중독되어 8가지 국면을 포착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마약의 효과가 정신질환의 절차로 환원 되었는데, 정신질환의 체계 내부에서 마약의 효과를 이렇게 정신의학적으로 탈취한 것은, 바로 광기를 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사에게 부여한 것이다.

 

※ 광기를 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사에게 부여한 것

① 이는 인위적 재현이면서 자연스러운 재현이기도 하다. 즉 인위적으로 야기된 것임과 동시에 진정한 것이기도 한 광기의 재현이 가능해진다.

② 하시시 중독을 특징 짓는 여러 현상들과 광기의 현상을 동질적으로 파악하여 광기가 결국 모든 동일한 계열로 귀속된다는 관념에 이르게 된다. 이로써 본래 오직 하나의 광기만이 존재한다는 관념이 출현하고, 광기는 개인의 일생을 통해 진행되고 동일한 광기가 모든 곳에서 그 진행 전반에 걸쳐 발견된다는 관념이 출현하게 된다.

☞ 즉 광기의 모든 징후가 전개될 수 있는 유일한 ‘토대’ 같은 것이 하시시를 통해 발견될 수 있게 된다. 하시시의 중독 실험에서 출발해 모든 광기가 전개되는 중핵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 모든 광기가 전개되는 중핵 : 모로 드 투르는 이것을 최초의 지적 변형, 본원적 변형이라 불렀다. “정신적 능력이라고 명명되는 지적 합성물의 붕괴이며 그것의 명백한 해체이다”

 

※ 하시시를 통해 모든 광기의 본질적 토대를 재현하고 포착하며 재구성하고 현동화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러한 재현을 의사가 주체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의사가 광기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 이는 곧 정신과 의사가 결여하고 있었던 신체, 명증성의 지반, 실험을 통한 검증을 위한 심급을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경험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정신과 의사의 경험을 광인의 경험에 확실하게 고정시킬 수 있는 가능성, 결과적으로 도덕심리학과 병리심리학 간의 제로 지점 같은 어떤 것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났다.

☞ 정상인 개인으로서의 정신과 의사가 광기의 법을 배제의 형태로 부과하고 있었다면, 하시시의 경험에 입각한 이후에는 정상적인 정신과 의사가 광기의 법을 광기의 동인 자체에 부과하기 시작한다. 이제 광기는 정신과 의사의 이해를 통해 또 그것에 입각해 재구성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된다. 그러한 내적인 포획에 의해 추가적 권력이 부여된다.

 

※ 꿈 : 광기와 동질적이라고는 하나 광기에 속하지 않는 것이고 정신과 의사와 광인에게서 발견하게 될 본원적 토대란 ‘꿈’이다. 정상적인 개인 안에서 발견할 수 있고 바로 광기의 이해가능성의 원리 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으로서의 꿈, 바로 이것이 하시시의 경험을 통해 열리게 된다.

☞ 각성 속으로 꿈의 메커니즘이 침입하는 것, 그것이 내인성인 경우 광기를 불러일으키고, 이질적인 물질의 섭취를 통해 단절이 야기되는 경우에는 중독환자에게 환각의 경험을 야기한다. 따라서 꿈은 정상적인 삶과 병리적 삶에 공통되는 법으로서 확정되고, 꿈을 출발점으로 해서 정신과 의사의 이해는 광기의 현상에 자신의 법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 모로 드 투르는 각성과 광기 사이에 꿈을 위치시켰는데, 이 점에서 그는 정신의학의 역사와 정신분석학의 역사에서 절대적 창시자에 위치에 있다.

 

5-3. 자기요법과 최면요법

※ 18세기 말 자기치료사는 주로 자기요법의 적용 대상자에게 자신의 의지를 부과하던 사람이었다. 1820~25년 이래 정신과 의사가 자기요법을 정신병원에서 사용하려 생각했던 것은 의사가 자기 것으로 삼기를 바라던 권력 효과를 한층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자기치료는 한편으로 환자가 ‘직관력’이라는 것을 갖게 되는 효과도 발생시켰다. 추가적 ‘직관력’ 덕분에 주체는 자신의 신체, 자신의 병, 경우에 따라서는 타인들의 병도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 18세기 말의 자기요법은 고전적 고비에서 의사의 임무였던 것을 환자 자신에게 맡기기 위한 방법이었다. 1825년경에도 여전히 자기요법은 고전적 진실을 인식하기 위해, 그것에 시련을 부과하기 위해 기능하고 있었다.

 

※ 제임스 브레이드의 최면요법

① 브레이드는 최면의 모든 효과를 오직 의사의 의지 속에 자리매김하여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행사하는 권력을 통해서만 최면에 고유한 효과가 발생하게 했다.

 

② 브레이드는 최면요법을 통해 1825년 내지 1835년까지 여전히 환자에게 요구되고 있던 의학적 진실의 산출 능력을 환자로부터 빼앗았다. 브레이드의 기술로 환자의 의지를 전면적으로 무력화시키고 순전히 의사의 의지에 절대적으로 열려진 영역을 남겨두는 것이 가능했다. 즉, 최면을 통해 최면에 걸린 환자가 의사의 의지가 각인되는 무력한 표면과 같은 것이 된다는 식으로 최면 작용이 규정된 것이다.

☞ 최면이 중요한 이유는 규율의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었다. 최면에 걸린 그 순간부터 주체가 놓이는 상태로서의 최면상태는 의사에게 환자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여했다. 이로써 뒤랑 드 그로가 ‘교정학’이라고 부른 것이 가능하게 된다. 행동양식의 재단과 훈육이 최면에 의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 최면은 징후를 소거해버릴 수도 있는 것이었다.

 

③ 최면치료사는 기능들의 분석과 변형의 수준 그 자체에서 환자의 신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최면 속에서 정신의학적 실천이 그때까지 결여하고 있던 환자의 신체가 규정된다. 아니 오히려 출현한다.

☞ 최면은 정신과 의사가 실제로 환자의 신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심문보다도 훨씬 더 완벽도가 높고 훨씬 진전된 새로운 방식이다. 환자의 신체가 정신과 의사의 손이 미치는 곳에서 발견되는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병리해부학을 통해서는 광기가 기능하는 방식과 그 매커니즘을 결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래로 그 권력으로부터 빠져나갔던 환자의 신체에 드디어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 심문, 최면, 마약은 병(광기)을 현실화하기 위한 세 가지 도구

① 심문에서 병의 현실화는 언어에서만 이뤄진다. 심문에는 이중의 결여가 있다. 정신과 의사와 광기매커니즘의 내적소통을 확정할 수 없으며, 환자의 신체 세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② 마약은 광기를 내적으로 포착할 수 있게 하고 광기의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상상함으로써 정신과 의사에게 부여되는 추가적인 권력 같은 것을 가능하게 한다. 광기가 내적으로 포착된다.

③ 최면을 통해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신체가 기능하는 방식 그 자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 1860~80년 사이 세 요소는 갑자기 큰 중요성과 강도를 획득한다. : 고전적인 기질적 의학에서 신체의 새로운 현실이 출현하던 때, 바로 그 순간 의학, 최면, 마약의 기술에 의해 발견된 지 얼마 안 되는 이 새로운 신체를 작동시킴으로써 드디어 광기의 메커니즘을 감별적 인식체계, 요컨대 본질적으로 병리해부학 내지 병리생리학에 기초한 의학 안으로 편입시키려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 하지만 그와 같은 가능성은 실패로 귀결되었고, 신경학의 거대한 희망이 사라져버린 뒤에는 심문(언어), 최면, 마약이라는 세 요소만이 발견. 오늘날에도 정신의학의 권력은 여전히 이 세 요소와 함께 기능하고 있다.

 

--------------------------------------

 

※ 본 강의는 이전까지 배제를 통해 광기를 규정했던 정신의학의 권력이 심문, 마약, 최면요법 등을 이용하여 광기의 내부로부터 그것을 규정해 나가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광기가 비정상이라는 것을 정상과의 다름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광기의 본질, 중핵과 같은 것으로부터 비정상이라는 것을 증명해내는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한편 그 과정에서 심문, 마약, 최면요법 등을 통해서야만 정신과 의사가 비로소 환자의 신체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일반의학과는 다른 정신의학의 방법론 혹은 그 존재자체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 환자의 초권력은 대항권력인가? 아니면 의학의 초권력이 가지는 근본적 모순을 드러내는 지점인가?

 

☞ 마약의 중독 상태에서 광기를 정신과 의사가 직접 재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마약 중독과 광기를 동일하다는 것은 전제로 하고 또한 그것이 비정상이라는 판단을 기초로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마약의 중독 상태를 비정상이라 단언할 수 있을까? 환각 상태라는 것이 가지는 그 자체의 맥락에서 그것을 생각해볼 여지는 없는 것일까?

 

☞ 회진 시 합창단이 존재해야한다는 것은 권위를 가지고 있는(혹은 권위를 가지고 싶은) 자와 그러한 권위에 기대어 이익을 취하려는 자(혹은 그 권위를 계승하고자 하는 자)가 만들어내는 권력이라는 것이 실체에 근거하지 않은 허구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짚고 있는 것 같다. 대학원의 도제식 학문 구조 등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지점이 있지 않을까?

 

☞ 도박, 알콜, 게임 등이 비정상으로 규정되고 현재 정신의학이 이들 영역에 진출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