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문[정신의학의 권력] 7강

권순모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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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5일 발제/양진아

 

7강. 1973년 12월 19일 (미셸 푸코, 『정신의학의 권력』)

(정신의학적 치료법 by 푸코)

(정신의학 권력이 광기를 치유하는 전략, 조작 by 발제자)

 

○ 정신의학의 권력은 현실을 조작하는 기능, 광기의 곁에서 현실을 강화하는 기능을 가짐

정신의학의 권력은 어떤 의미에서 현실에 대한 ‘초권력’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인가?

->1838년부터 1840년에 걸친 정신의학의 치료법을 통해 살펴보는게 이번 강의 주요 내용

 

○ 정신요양원의 세계가 확립되고 조직될 때 치유는 다음 네 요소의 결합으로 기대됨.

①정신요양원 격리

②약물치료

③정신요양원 생활에 구속(규율․규칙에 대한 복종, 정해진 식사, 수면시간, 노동시간 등)

④정신생리학적으로 작용하는 의료적 조치(샤워나 회전의자 등 처벌과 치료를 동시에 목표로 하는 것)

당시 치료법의 틀을 규정한 것은 이 네 요소.

이에 대한 설명이나 이론도 없이 치유를 기대했다.

 

○ 그러나 정신의학적 치료법은 정의할 수 있는 계획, 절차, 요소에 따라 발전했다.

그리고 그 계획, 절차, 요소는 정신의학적 지식의 구성 그 자체와 관련해 오늘날까지도 중요.

 

○ 정신의학적 치료법의 예시 : 정신과 의사 프랑수아 뢰레가 뒤프레에게 적용한 치료법

프랑스 정신의학 문헌에서 발견되는 치료법 중에서 가장 발전된 치료법

프랑수아 뢰레, 1840, 「상상의 칭호와 존엄성을 가진 자」, 『광기에 대한 도덕요법에 관하여』󰡕

뢰레의 뒤프레 치료를 통해 장치, 술책을 식별해 낼 수 있다.

그러나 뢰레는 그것을 이론화하지 않고 자신이 시도한 조작을 네 가지로 나눠 보여줄 뿐이다.

 

● 첫 번째 술책 : 권력 불균형화(211쪽)

권력을 애초부터 의사 쪽에만 넘겨주는 술책

뢰레와 뒤프레의 첫 번째 상견례는 권력을 불균형화하기 위한 것.

“나는 그의 언동과 그의 몸짓에 불만을 갖고 있는 척 했고, 그의 태도, 허영심, 거짓을 비난했으며, 내 앞에서 모자를 벗고 서 있으라고 그에게 요구했다”

정신요양원에는 차이의 세계, 의사와 환자의 단절 내지 불균형의 세계가 자리잡아야 했다. 여기에 공유, 상호성, 교환은 없다.

이렇게 지위에 기초한 위계의 차이나 위치의 차이에서 출발한 치료법 절차가 전개됨.

일방적 권력을 현시하는 것에서 출발. “정신이상자를 위한 시설에는 의사 장으로부터만 모든 것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타자의 의지 원칙” : 환자의 의지를 타자의 의지로 대체하는 원칙. 환자에게 부과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든 현실이 의사의 의지로 지탱되어야 하는 것. 즉 환자의 의지와는 무관한 의지, 지위면에서 교환, 상호성, 평등의 관계를 허용하지 않는 의지가 현실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

 

이 원칙에는 두 가지 본질적인 목표가 있다.

1) 치료에 필요한 순종적 상태 확립하는 것.

2) 권력의 절대적 차이를 확립하며 광기 속에 존재하는 至上權 주장에 타격을 가하는 것.

-망상에 빠져서 자신의 지상권을 망상 속에서 행사하는 것이 모든 광기의 특징임

-당시 정신의학에서 광기가 지상권을 표명하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다.

① 망상 내부에서 위대함이라는 관념의 형태로 표현. 즉 자신을 왕이라고 믿음

(뒤프레는 자기가 나폴레옹이고, 성적으로 가장 탁월하고 자신 만이 남성이라고 믿음)

② 망상 내 위대함이 부재하고 자신이 박해받는다고 믿는 경우에서도 자신의 망상을 행함. 모든 논의․추론․증거를 거부하는 것도 일종의 지상권 주장이다.

 

-의사는 정신요양원의 지위 불균형을 통해 광기의 지상권에 타격을 가하고 그것을 굴복시킨다.

-광기의 지상권을 굴복시키기 위해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에게 경의나 신뢰, 일종의 계약 협조 등의 방식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반대로 정신과 의사들은 공포, 폭력, 위협을 권장하기도 한다. 감시의 총체, 내부의 위계, 정신요양원의 건물 배치 자체가 충분히 불균형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 반대로 의사의 인물, 위신, 풍모, 공격성, 언변의 과격함이 권력 불균형을 현시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것도 근본적인 의례보다 중요하지 않다.

-권력의 예식적 불균형

*예 : 뢰레는 뒤프레의 성적 지상권을 굴복시키기 위해 자신의 남성적․신체적 우월성으로 뒤프레에게 인위적 공포를 유발시킴. (일부러 복통을 유발시킨 후 자신과의 언쟁이 겁이 나서 복통이 난 것이라고 하거나, 목구멍에 샤워 물줄기를 넣어 그것을 남성적 몸짓이라는 것을 이해시킴)

 

● 두 번째 술책 : 언어의 재활용(217쪽)

-뒤프레는 의사를 요리사로, 자신을 나폴레옹, 들라비뉴, 피카르 등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뢰레는 뒤프레에게 사람들의 이름을 반복해서 암기시킨다. “다형적 명명의 수정”

-정신요양원의 규율적 피라미드 내부에서 개별화된 이름을 강제하는 것.

-환자 이름 외우기가 아니라 의사, 학생, 간수, 간호사 이름 외우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즉, 이름을 외워서 위계질서를 배우는 것이다.

 

-또 뒤프레에게 학교에서 배운 라틴어, 군대에서 배운 이탈리아어를 말하게 하고 독서, 시 암송을 강제한다. -> 이를 통해 언어의 망상적 사용을 단념시키고, 학교 규율이나 명령체계가 뒤프레에게 부과한 인위적 언어를 다시 가르침.

-또 반복되는 명령(“욕조를 채워라”)을 통해 환자가 명령어를 습득케 함.

 

-두 번째 술책 언어 재활용의 핵심은 언어의 명령적 사용을 습득케 하는데 있다.

(진실 재학습이나 뒤프레의 판단․망상의 진실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환자가 다시 배워야할 언어는 정신요양원의 위계를 규정하는 이름을 정하는 언어, 주인의 언어이다. 환자에게 부과된 명령․규율․권력이라는 현실이 그것을 통해 투명하게 보이는 언어.

 

-뢰레의 방식은 당시 다른 정신과 의사들보다 훨씬 정교하고 완벽주의적이다. 대부분의 정신과 의사는 뢰레와 달리 권력을 보유한 정신과 의사의 직접적 행동보다는 정신요양원의 내적 메커니즘을 치유의 방법으로 특히 신뢰했다. 그러나 당시 정신과 의사들이 신뢰한 정신요양원의 내적 메커니즘이라는 것은 환자들을 명령, 규칙 체계에 복종 시키는 것. 명령은 규율의 형태를 한 현실. (뢰레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 세 번째 술책 : 욕구의 조정 혹은 욕구의 조직화(222쪽)

- 정신의학 권력은 현실을 광기 속으로 진입시키고 현실이 광기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게 하기 위해 욕구를 조정하고 새로운 욕구를 창조, 유지, 지속시킨다.

- 조작된 욕구를 통해 돈의 유용성을 인지하고 이성적 행동을 하게 됨

예시 : 뒤프레는 돈을 위조지폐라고 여기고 일 안함 -> 억지로 일하고 억지로 돈 받음 -> 식사공급 제한 -> 돈 내고 식사 -> 칼로멜 몰래 먹임 -> 화장실 가야함 -> 양손의 자유를 위해 간병인에게 돈 지불 -> 돈이 필요하니 노동...

- 의학적 권력은 식사․배변․노동․돈의 네 개 항을 순환하며 작용한다.

- 뢰레의 이러한 방식은 환자에게 결여의 상태를 만들어내 유지시키는 당시 정신의학적 치료 체계에 정식을 부여한 것.

뢰레만큼 정교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정신요양원 제도에서 환자에게 결여의 상태를 만들어내 유지시키던 방법은 총 네 가지.

①의복의 전술 : 망상을 작동시키지 않기 위해 치장과 알몸 그 중간 수준의 의복을 입힘

②음식의 전술 : 처벌로써 식사를 금지시키거나 절식시킴
③노동의 전술 : 결여로 인한 욕구를 노동으로 지불받은 보수가 충족시킴

④자유의 전술 : 격리를 통해 자유에 대한 열망이라는 새로운 욕구가 발생

 

- 이제 정신의학의 권력은 욕구의 운용이나 결여의 제도화를 이뤄낸다.

제도화 된 이유는 다음의 효과 때문

①결여가 작용하여 자신이 욕구하는 것의 현실이 지각됨.

②정신요양원에서의 궁핍상태를 통해 외부세계(결핍 없는 세계)의 현실이 지각됨.

②광기의 현실이 결여의 체계를 통해 지각됨.

④환자는 결여를 완화하기 위해 노동을 하거나 규율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배움.

즉 광기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고 치유는 대가를 치르고 살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됨.

이러한 정신의학의 술책이 정신요양원의 장치 속에 근본적인 방식으로 편입됨

 

● 네 번째 술책 : 진실 언표의 장치(230쪽)

- 이 최종 국면에서는 환자가 진실을 말해야 한다.

- 진실 언표 훈련 3단계

① 뒤프레를 욕조에 넣고 물을 반복해서 끼얹어 파리가 파리라는 것을 인정하게 함

② 또 욕조에서 물을 끼얹고 신문을 읽게 하고, 인적사항 질문에 답변을 적게 함

③ 자서전적 이야기를 쓰게 함

(푸코가 갖는 의문 : 왜 자기 자신의 삶을 말하는 것이 1825~40년경 정신의학이나 범죄학에서 개인을 규율화하는 절차로 자리잡게 되었는가?)

 

-훈련은 1) 뒤프레에게 진실을 지각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실을 언표 시키기 위한 것.

뒤프레에게 요구된 것은 파리에 있었다고 지각이 아니라 고백하는 것.

설령 강제된 것일지언정 고백은 침묵하는 올바른 생각, 정확한 지각보다도 치료에서 더 큰 효력을 갖는다.

2) 뒤프레를 자신의 역사에 고정시키는 것. 자기 자신의 인정.

가장 효력을 갖는 진실 언표는 사물이 아니라 환자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언표이다.

3) 언표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의 경험 수준에서 언표할 수 있는 진실이 아니라) 판에 박힌 방식을 통해 강요되는 진실이다.

-가정이나 직업이나 신분이나 의학적 관찰 등의 체계 전체를 통해 외부로부터 확정된 개인사의 집성 같은 것이 구성된다. 환자가 최종적으로 고백해야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집성 전체이며, 이것을 고백하는 순간 치료에서 가장 효율적인 계기가 만들어짐.

-뢰레의 입장에서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백이 불가능한 한 여성은 치료가 불가능함.

 

쾌락의 해체

-뢰레는 뒤프레가 여전히 아프지만 그를 정신요양원에서 해방시킨다. 대신 정신요양원에서의 조작, 장치를 현실에도 설치한다.

*예 : 뒤프레를 언어의 진실(명령적으로 사용되는 언어)속에 편입시키기 위해 그를 인쇄교정직에서 일하게 한다. / 오페라에 데리고 가서 오페라를 보기 위해 돈을 벌고 싶은 욕구를 발생 시킨다.

-뢰레가 뒤프레를 해방시킨 이유는 광기의 지상권을 야기하는 세 가지 쾌락을 포착하고 그 쾌락을 빼앗기 위해서이다. 정신요양원 밖에서 쾌락을 해체시켜서 그를 치료하는 것

-그 쾌락이란 ①정신요양원의 쾌락 ②병들어 있음의 쾌락 ③증후를 갖고 있음의 쾌락.

-뒤프레의 광기와 쾌락은 연결되어 있었고, 치료는 쾌락을 통해 광기 그 자체에 통합되어 있었다. 이것이 정신요양원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를 정신요양원에서 해방시킴.

-뢰레는 현실에서 시나리오를 짜 탈의학적인 조작으로 뒤프레의 망상을 굴복시킴

*예 : 철자 간소화를 망상하는 뒤프레에게 철자 오류를 지적하며 이직을 취소시킴

 

-이제는 정신요양원에 설치됐던 것과 동일한 유형의 메커니즘이 탈의학화 함

-그 결과 환자는 자신의 더 이상 쾌락을 맞볼 수 없게 됨.

-1839년 봄 뒤프레 치료 종료.

(그 뒤에 이어지는 문장에 (241쪽)“하지만 뢰레는 1804년 부활절에 그 환자엑 새로운 병이 찾아오고 있다는 것을 보영주는 성가신 징후들이 나타났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1840년의 오타)

푸코의 요약(241쪽)

1. 정신요양원은 치유장치이며, 거기서 의사의 활동은 제도, 규칙체계, 건물의 작용과 완전한 일체를 이루고 있다. 정신과 의사들은 각기 나름대로 주된 강조점, 최대의 권력 부여 지점을 달리하면서 치유를 함

 

2. 정신요양원은 질병학, 병리해부학 담론이 형성되는 장소였지만 정신의학적 실천에 관한 담론을 형성시키지는 못했다. 치유에 관한 이론도 없고 치유에 관해 설명하려는 시도도 없었다. 광인들이 다뤄져왔던 방식으로 전술의 집성, 전략의 총체를 출현시킨 것이 다이다.

 

3. 정신과 의사들은 현실을 강요, 강화하는 정신요양원 장치를 통해 현실에 추가적 권력을 부과하여 광기를 관리하고 통치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추가적 권력은 ▲규율적 비대칭성, ▲언어의 명령적 사용, ▲결핍상태와 욕구의 조정, ▲환자가 인정해야만 하는 규약상의 정체성 부여, ▲광기가 주는 쾌락의 해체이다.

추가적 권력은 치유의 기준이기도 하고 치유를 가져다주기 위한 도구 그 자체이기도 하다. <-정신요양원의 거대한 동어반복

 

- 현실 그 자체를 정신요양원 내부에서 재생산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현실에 부과된 추가적 권력의 작용이 정신요양원의 동어반복이 하는 일이다. 당시 의사들은 정신요양원의 광기의 세계가 의학적 권력의 수중에 있는 세계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동일한 의사들은 정신요양원이 일상생활을 환기시킬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정신요양원이 식민지, 작업장, 학교, 감옥과 유사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광기와 광기가 아닌 것을 분할하는 선에 기초해 정신요양원이 구별하는 것과 정확히 동질적인 것에 바로 정신요양원의 특징이 있다. 정신요양원의 규율, 그것은 현실의 형태임과 동시에 현실의 힘이다.

 

- 뢰레의 치유에는 의사의 권력, 언어, 돈, 욕구, 정체성, 쾌락, 현실, 유년기의 추억 등과 같은 관념이 나타난다. 이 모든 것이 정신요양원의 전략 내부에 편입되어 있고 정신요양원의 전략적 거점으로 작용한다. 이것들은 정신의학의 외적인 담론 속으로 옮겨가게 된다.